버려지는 음식물의 건강한 반전
(주)리하베스트 민명준 대표
요즘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바로 폐자원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창조하는 업사이클(Upcycle)이다. 버려지는 음식물도 업사이클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혁신적인 일이다. 국내에서 푸드 업사이클에 앞장서고 있는 (주)리하베스트 민명준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리하베스트 민명준 대표.
버려지는 음식물에서 찾은 희망 리하베스트는 민명준 대표가 2019년 설립한 푸드 업사이클 전문 스타트업이다. 식품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업사이클해 건강하고 착한 식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왜 푸드 업사이클 전문 회사였을까. 경영컨설턴트 출신인 민명준 대표는 대기업을 다니면서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진행했다. F&B 분야에 특히 관심이 많았던 그는 F&B 컨설팅 중 식품 원료 70%가 버려지는 것을 알게 됐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버려지는 수많은 음식물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빈부격차를 경험, 이를 줄이고자 하는 생각을 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푸드 업사이클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서 그 가능성도 봤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식품업계의 부산물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에 주목하다가 지인 2명과 의기투합, 리하베스트를 설립했다. 민명준 대표는 해외 사례 등 수많은 관련 사례를 연구한 끝에 지금의 푸드 업사이클 공정을 완성했다. 2019년 푸드 업사이클 공정과 설비는 물론 대체 원료에 대한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리하베스트의 리너지가루. 사진=리하베스트
식혜박, 푸드 업사이클의 시작 어떤 식품 부산물을 선택할지도 중요했다. 리하베스트는 맛, 영양, 청결 등을 모두 고려해 식혜박을 가장 먼저 골랐다. 식혜박은 식혜의 주재료인 맥아(엿기름)를 짜고 난 후의 보리 부산물. 민명준 대표는 “생각보다 국내 식혜 제조사에서 발생하는 식혜박 양이 많았다. 성분을 직접 조사했는데 식이섬유 등 좋은 영양소가 많았다. 직접 식혜박을 수거해 상품화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선 식혜박을 세척, 탈수,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 분쇄 후 대체 밀가루 원료인 ‘리너지’ 가루를 만들었다. 리너지는 리하베스트의 고유 상표로 ‘다시 에너지를 지구에게 준다’는 의미와 ‘부산물을 재사용하고 재탄생 시킨다’는 의미를 담았다. 리너지 가루는 건강기능성제분으로 영양성분이 뛰어나다. 자체 연구 결과 일반 밀가루보다 칼로리는 15~30% 정도 낮지만 단백질은 2~4배, 식이섬유는 21~31배까지 많다. 첨가제 없이 고단백, 고식이섬유인 데다가 당도 없어 영양적인 장점까지 두드러진다. 게다가 프리미엄 밀가루, 귀리, 메밀가루 보다 많이 비싸지 않아 가격경쟁력 역시 뛰어나다. 리하베스트의 리너지 가루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레놀라 및 시리얼 제조사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시리얼, 소시지, 피자, 크로아상, 치킨, 돈가스 등의 재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식품 제조사와의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리너지 가루의 맛을 보면 기존 밀가루와 차이가 거의 없다. 여기에 영양성분까지 뛰어나기 때문에 제조사의 만족도가 높다. 식이섬유 함량을 높이는 등 맞춤형 생산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요즘 환경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탄소 저감과 관련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 대체 원료를 쓰면 탄소도 낮출 수 있다.”
푸드 업사이클을 통해 치즈, 버터,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같은 대체 유제품 등 다양한 대체 식품을 만드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친환경적인 가치로 외식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리하베스트 민명준 대표

리하베스트 민명준 대표.
ESG 경영과도 일맥상통 리하베스트의 사업 방향성은 ESG와도 맞닿아 있다. ESG는 Environment(환경), 사회(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를 뜻하며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민명준 대표는 “1kg의 리너지 가루는 11kg의 탄소와 3.5t의 물을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부산물이 음식물쓰레기로 처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밀을 키우고 밀가루를 만들면서 발생하는 탄소, 리하베스트의 리너지 가루를 생산하면서 나오는 탄소를 합한 수치”라며 “국내 기업들이 ESG 경영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만큼 리하베스트도 큰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리하베스트는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적극적으로 고용하며 사회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들이 식품 포장과 검수 과정을 담당하며 리하베스트의 선순환 구조를 직접 경험하도록 한 것. “봉사활동 다니면서 장애인들을 많이 만났다. 발달 장애인의 경우 업무를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리하베스트의 선순환구조를 같이 경험하면 좋을 것 같아서 시작했다. 일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환경을 보호한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는 등 이들의 반응도 좋다.”

리하베스트의 리너지 그레놀라(좌), 리너지바(우)
전세계 스타트업 Top 100 선정 리하베스트는 지난 8월 개최된 스타트업 경진대회 EWC(Entrepreneurship World Cup)에서 0.3%의 상위 스타트업만 진출하는 국가별 지역 예선전 우승을 차지하며 전세계 Top 100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리하베스트는 ESG 관점에서 기술력, 사업성,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명준 대표는 앞으로 푸드 업사이클을 통해 치즈, 버터,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같은 대체 유제품 등 다양한 대체 식품을 만드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친환경적인 가치로 외식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리하베스트를 통해 푸드 업사이클이나 부산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향후 대중들과도 소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월간식당 2021년 11호 수록기사]
출처: http://naver.me/FlPy58A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