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치를 잇(eat)다 푸드 업사이클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기업 리하베스트의 민명준 대표님을 만나보았습니다!

1. 리하베스트와 리하베스트가 하고 있는 푸드 업사이클링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리하베스트는 영어로 재수확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기존에 저부가가치로 활약이 되는 부산물을 재수확해서 새로운 대체식품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푸드업사이클링을 하고 있습니다. 2. 푸드 업사이클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이고, 푸드 업사이클링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푸드 업사이클링이라고 하면 서구권에서 널리 알려진 컨셉이에요. UN의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기반으로 여러 가지 여러 가지 산업들이 파생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푸드 업사이클링이거든요. 제로웨이스트 같은 개념으로 많이 알려져있었어요. 그래서 저에게는 이게 그렇게 새롭지 않았지만요. 과연 이게 실효성과 필요성이 있나라는 관점에서 고민을 했었어요. 그러다가 결국 필요성을 느낀 순간이 있었죠.

언제 이를 느꼈냐면 대기업 컨설팅을 하면서 출장을 많이 다녔어요. 개발도상국을 가보면 ‘굶어 죽겠다’라는 말들을 하잖아요, 솔직히 굶어 죽겠다는 말이 피부로 잘 와닿지 않죠. 근데 아프리카 르완다 같은 곳을 가면 진짜 굶어 죽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던 중 일본에서 음식이 너무 맛있는 미슐랭 투스타 식당을 갔었어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는 음식을 중요한 부분만 쓰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쉐프한테 여기는 얼마만큼 부산물이 나오는지 물어봤더니 하루에 500kg가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가 되게 ‘Aha moment’였던게, 한 쪽은 먹을게 없어서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여기는 하루에 500kg씩 돈내고 버리는 걸 보며 이 괴리감이 뭘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 FNB 산업도 그렇고 전 세계적으로 자원을 키우고 채취하고 대량생산하고 폐기하고 있는 과정이 되게 일차원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순환’을 못하고 있어서 이런 괴리감이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괴리감을 없애기 위해 할 수 있는게 뭘까, 실효성 있는게 뭘까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요. 결국 ‘아, 푸드업사이클링이 실효성이 있겠구나. 최소한 인식개선도 할 수 있고 사업적으로 풀어내면 사업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업을 시작했죠. 3. 맥주 제조과정의 부산물로 리너지 가루라는 밀가루 제품을 만들고 계신데요. 식품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하는 것과 새로운 원료 사용에 어떤 차이가 있나요?

부산물 자체를 사전에 한번 처리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는데요. 원료화 과정이 추가되는 부분을 제외하면 일반 밀가루 제조과정과 똑같습니다. (일반 밀가루 제조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처음에는 리너지 가루에 대해 인식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인식이 좋은 쪽으로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4. 리너지 가루는 일반 밀가루보다 평균적으로 식이섬유가 18배, 단백질이 1.4배 많다고 알고 있는데요. 이 점이 헬스케어식품 수요가 커지는만큼 큰 차별화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산물 업사이클링의 영양적 장점을 어떻게 발견하였나요?
사실은 모든 부산물이 그렇게 영양성분이 뛰어나지는 않아요. 기본적으로 부산물 자체가 인류가 진화하면서 생긴 특이한 모순적인 것이거든요. 태초에는 사과를 먹으면 사과를 통째로 먹었었죠. 껍질을 까거나 하는 부산물의 개념이 없었는데, 인류가 진화를 하고 점점 더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산업이 진화하면서, 사과에서 당하고 탄수화물을 추출해서 잼을 만들던지 주스를 만들던지 하는 구상이 생겨났어요. 그러다보니 역설적으로 보면, 입에 좋은게 몸에 안 좋다는 말이 있잖아요. 대부분의 부산물이 맛있는 걸 뽑아내고 남은거에요.
예를 들면, 보리에서 가장 맛있는 당하고 탄수화물을 뽑아서 맥주를 만들고. 그러다보니 원재료에서 가장 몸에 안 좋은 것을 빼서 뭔가를 만들게 되고, 결국 부산물 안에 잔존하는 영양소가 굉장히 많을 수 밖에 없는 거죠.

실제로 푸드 업사이클링을 했을 때 제품들의 영양성분이 굉장히 높은 경우가 많아요. 말했다시피 보리 부산물같은 경우는 당은 아예 없고, 밀가루 대비 탄수화물이 30%가 낮죠. 근데 이걸 Sum으로 보기 때문에, 탄수화물하고 당이 다 빠져 나가고 전체를 다 더했을 때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되게 메리트가 있겠다 생각을 했죠. 다른 부산물들도 마찬가지에요. 예를 들어서 참기름과 들기름 짜고 남은 부산물도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굉장히 높고, 햇반을 만들기 위해 도정을 하고 남은 미강도 굉장히 쓸모가 많아요. 그런 부산물들을 활용하고 있죠. 근데 영양성분이 다 좋지는 않아요. 예를 들면 우리나라 음료 대부분의 베이스인 매실의 경우, 매실을 짜고 남은 부산물은 생각보다 깨끗하지도 않고 영양성분도 되게 떨어져요. 그런 것들은 쓸 수 없죠. 대부분의 부산물들은 영양성분이 좋지만, 그 중에서도 상업성이 있는 것들을 저희가 찾아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저희 회사는 에너지바나 그래놀라를 주로 만들고 있는 회사는 아니고요. 사실 리너지바는 꾸준한 브랜딩 차원에서 하는 거라서 B2B로 기업들에게 원료를 납품하는 그런 회사라고 봐주시면 됩니다. 5. 리하베스트는 BSG 원료를 사용한다고 알고 있는데, BSG의 개발과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고, 개발 과정에서 어려우셨던 부분이 있을까요? BSG는 일반적으로 전세계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에요. 보리기반의 부산물을 Barley Saved Grain이라고 하고 이를 일반적으로 쓰거든요. 저희는 다시 에너지를 준다는 느낌에서 업사이클링한 가루를 리너지 파워, 가루라고 하고 있습니다. 리너지파워는 우리가 만든 제품이죠.



개발과정은 우선, 부산물을 가져와서 세척하고, 탈수하고, 건조하고, 분쇄를 합니다. 듣기에는 쉽지만, 각 공정별로 20개씩 되는 세부 프로세스가 있어서 총 175개 정도의 세부 프로세스를 거쳐 대체밀가루가 됩니다. 부산물이 기본적으로 한번 처리가 돼서 나오다 보니까, 원물 자체가 아니라 젖어있거나, 뜨거운 상태인 경우가 많아요. 이걸 가져와서 균이나 바이러스가 안 들어가게 미생물을 컨트롤하면서 우리나라 식품 허가법에 맞게 제품을 만들어내는게 굉장히 어려웠죠. 이것을 현존해 있는 기술로 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웠고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만 8개월이 걸렸고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때 한 180톤의 부산물을 써서 시행착오만 240차례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열심히 공정을 개발했죠. 6. 오비맥주와 상생 협약을 맺어 맥주 부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계시는데요. 협업의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오픈이노베이션(기업이 내부 자원을 공개, 외부 기업과 함께 기술이나 상품을 만들며 혁신을 시도하는 것)을 통해 오비맥주와 협업을 진행했어요. 일주일에 두세번씩 만남을 가지며 푸드 업사이클링의 장점에 대해 피력했고, 이러한 노력과 오비맥주 측 경영진들의 오픈 마인드가 사업 개발 진행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협업 과정에서 저희가 특히 강조했던 부분은 이 사업이 실효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인데요. 음식물 쓰레기를 폐기하는 비용과 투입 인력을 줄일 수 있고, ESG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들을 스토리로 풀어내는 게 리하베스트의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맥주 부산물뿐만 아니라 참기름, 소주 부산물까지 다양한 부산물들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7. 현재 판매하고 있는 맥주 부산물 에너지바, 단백질 쉐이크 이외에도 소주, 참기름 등의 다양한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을 고려하고 계신데 푸드 업사이클링이 가능한 부산물을 고려하는 기준이 있으실까요? 총 네 가지를 보는데, 첫째로 청결한지를 고려하고, 두 번째는 규제 여부를 봅니다. 오비맥주와의 협업에서 사용하는 맥주 부산물의 경우 원래 식품으로 등록할 수 없었으나, 맥주 부산물로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되며 사용할 수 있게 된 경우에요. 세 번째로는 물량이 많은지를 고려하며, 마지막으로는 영양 성분을 고려합니다. 단백질이나 식이섬유가 많은지, 칼로리가 적은지 등을 살피는 거죠. 대표적으로 매실의 경우 물량은 많았지만 청결에 있어 문제가 있었고, 영양 성분의 측면에서도 생각보다 식이섬유가 적고 칼로리가 낮지 않아 사용하지 못한 부산물 중 하나입니다. 8. 푸드 업사이클링이 단지 '음식물 쓰레기'로만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푸드 업사이클링을 통해 만들어진 리너지바가 새로운 가치를 지닌 '제품'이라는 인식을 가지기 위해서 중점적으로 생각하신 부분이 있으실까요?



저희가 리너지바라는 에너지바를 쇼케이스 형태로 선보였는데요. 리너지바가 생각보다 인기가 많아서 저희의 주상품이 되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제품에서 ‘스토리’를 산다는 특징을 가지는데요. 그러다보니 사랑의 새싹이라는 검수 플랫폼을 재미있어 하시고 에너지바를 구매하신 것 같아요. 에너지바는 또한 소비자분들이 원하시는 간편하지만 영양가 있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업사이클링 푸드인 것 같습니다. 9. 제품 검수 과정에서 장애인보호작업장이 참여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이같은 과정을 고려하시게 된 계기와 실제 운영 과정, 채용 등이 궁금합니다. 저는 창업을 하기 전 암투병을 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바뀌었는데요. 항암치료를 받으며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촌누나에게 삶에 있어서의 ‘한’이 무엇인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사촌누나는 자신이 사회에 한 번도 도움을 준 적이 없고 짐만 되는 것 같아 이것이 한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창업을 하면서 가치사슬에 어떻게든 소외 계층을 포함시키고 싶었어요. 그리고 소외 계층이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면서 일을 하도록 좋은 가치사슬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보통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 그리고 다운증후군을 앓고 계신 분들의 경우 특히 취업이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손을 많이 사용하고, 일을 해야 뇌가 퇴화하지 않는데 취업이 쉽지 않다 보니 악순환이 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발달장애인분들과 지체장애인분들 위주로 고용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장애인분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가치사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단순히 기부하는 것보다는 장애인분들이 직접 참여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소비를 하시는데, 그런 의미에서 회사의 입장에서는 수익을 더 많이 창출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장애인분들의 입장에서는 학습력을 높일 수 있고, 경제적인 생활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렇듯 사회의 환원 관점에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10. 푸드 업사이클링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 개인적, 사회적,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정부에서는 매년 지원 사업에 대한 주제를 정해주는데요. 사회 문제를 주제별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사업을 꾸준하게 진행하기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kpi(핵심성과지표)를 100% 달성하지 못 하면 다음 지원 사업에 어려움이 있는데, 그러다보니 스타트업이 Kpi를 낮게 잡게 되고, 혁신을 가져가지 못 하게 됩니다. 목표와 성과 위주의 스타트업 정책 때문에 스타트업들의 창의성과 성장 속도가 저하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 은행원 실적 평가를 위한 일종의 채점표로, 승진·성과급의 기준이 된다. 은행마다 영업 목표와 직무 등에 따라 배점을 달리하는데 주로 수익성, 잔액 규모, 고객 유치 등 상품판매 관련 요소 비중이 높다 (매일경제)
개인적인 노력으로는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친환경적인 가치에 대해서 더욱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도 마찬가지인데, 사회 전반적으로 자신이 조금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공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이념들이 널리 확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성자 Sentalk
[출처] [센 토크콘서트] 새로운 가치를 잇(eat)다 : 리하베스트 민명준 대표님을 만나다|